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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전국에 경찰 드론 38대… 하지만 ‘멧돼지 추적’은 하지 않습니다

관리자
2020-10-17
조회수 23

[기사출처 :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0/10/17/HCCF5AUCJNBLNMFFUH4BG3FGEY/?utm_source=daum&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6월부터 투입, 실종자 등 찾아내

곽창렬 기자입력 2020.10.17 03:00

지난 8월 울산에서 5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는 울산 공단 주변에 있는 야산. 

울산경찰청 정보화장비과 차대성(44) 경사와 이태욱(37) 행정관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차 경사는 드론을 직접 날리고 조종했다. 

옆에 있던 이 행정관은 드론이 실시간으로 보내는 화면을 보면서, 차 경사에게 드론이 날아야 할 고도와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줬다. 

차 경사는 조종사, 이 행정관은 부조종사 역할을 했다. 약 3시간이 지난 뒤, 실종자가 발견됐다. 

비록 드론이 아닌 경찰 수색 병력이 실종자를 찾았지만, 드론이 넓은 지역을 훑었기에 수색 시간을 적지 않게 줄일 수 있었다.

경찰이 도입한 드론. 국내 중소기업 제품으로 가격은 5000만원 정도다. /경찰청
경찰이 도입한 드론. 국내 중소기업 제품으로 가격은 5000만원 정도다. /경찰청


올해 6월 17일 경찰은 공식적으로 실종자 수색 등을 위해 드론을 띄우기 시작했다. 

현재 경찰이 보유한 드론은 모두 38대. 

이 가운데 34대는 전국 지방경찰청 17곳에 2대씩 배치돼 있다. 

드론 한대 값은 약 5000만원으로, 모두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다. 

한 번 충전하면 최장 35분 정도 비행할 수 있고, 항공안전법에 따라 지상에서 최고 150m 높이까지 날 수 있다. 

경찰은 드론을 운용하기 위해 전문 인력(행정관) 23명을 채용했다. 

모든 지방청에 전문 인력 2명을 배치할 수 있도록 11명 정도를 더 뽑을 예정이다.

드론을 실전에 투입할 수 있게 되자, 일부 경찰관은 직접 드론을 배우기 시작했다. 

울산경찰청 차대성 경사는 지난 2017년 드론 공부를 시작해 이듬해에 드론 관련 자격증을 땄다. 

차 경사는 2017년 울산 서남호수공원에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를 받았을 때를 떠올렸다. 

“소방관과 경찰관 20여 명이 2~3시간 동안 정말 고생을 하며 생각했다. 

만약 하늘에서 드론을 날려 멧돼지를 찾았다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차 경사는 일선 지구대에서 울산 경찰청으로 파견돼 드론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경찰이 드론을 띄운 건수는 모두 103건이다. 

이 가운데 실종 아동 수색이 41건, 자살 위험자 수색이 36건, 재난 상황에서 수색하기 위한 목적이 26건이었다. 

이 가운데 실종 아동 3명 등을 드론이 찾아냈다.

대표 사례가 지난 7월 9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실종 신고가 접수됐을 때다. 

당시 경찰은 서울 경찰청 소속 드론 2대를 와룡산 등 서울 성북구 일대에 띄웠다. 드론 2대는 모두 여섯 차례 비행했다. 

박 시장을 발견한 것은 수색견이었지만, 경찰 등이 띄운 드론은 수색 시간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지난여름 강원도 춘천 의암호 물난리 사태 때도 드론이 한 달간 투입됐다. 

당시 ‘인공 수초섬’을 고정하기 위한 작업에 나선 민간 업체 고무보트와 춘천시 환경 감시선, 경찰 순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됐다. 

그러자 경찰은 지난 8월 6일부터 전국 지방경찰청 13곳에 배치된 드론 24대를 의암호 일대로 투입했다. 

끝내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1명에 대한 수색을 종료한 9월 6일까지 경찰 드론은 모두 527차례 의암호 일대를 날았다.

어려움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고압선 부근을 수색할 때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압이 높은 곳 주변에서는 센서 오작동이 날 수 있고 이러면 드론이 방향을 잃어 빙글빙글 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조종 실수로 드론이 추락할 경우도 부담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조종 미숙으로 드론이 추락할 경우 개인적으로 불명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오직 네 가지 상황이 발생할 때만 드론을 띄울 수 있다. 

①실종된 아동 수색 

②자살 의심자 발생 

③중대한 재해 재난 

④테러 발생의 경우다. 

단순히 범죄자를 쫓거나 멧돼지 등을 잡을 목적으로는 드론을 띄울 수 없다는 얘기다. 

경찰청 첨단장비계 박현우 경장은 “드론을 띄워 촬영하다 보면 일반인이나 차량 번호 등이 수집돼 개인 정보를 보호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사생활 보호를 규정한 우리 헌법 17조에 위반될 수 있어 용도를 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날로 진화하는 각종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드론을 좀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에는 부산의 한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드론을 날려 창문을 통해 주민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40대 2명이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 출신인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드론을 이용한 각종 범죄가 발생하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사생활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경찰이 드론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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