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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바다 7km 떨어진 섬지역에 물품 배송

2021-08-14
조회수 589

[기사출처 : KBS News]

https://news.v.daum.net/v/20210813150205977?f=o


충남 서해 가로림만. 이곳에 있는 섬 고파도에는 주민 120여 명이 살고 있다.

충남 서해 가로림만. 이곳에 있는 섬 고파도에는 주민 120여 명이 살고 있다.


■ "삼겹살 드시고 싶을 때 마음껏 드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충청남도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자리 잡은 서해 가로림만에는 '고파도'라는 작은 섬이 있습니다.

육지에서 뱃길로 7km 떨어진 섬은, 12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평화로운 곳입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섬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나이드신 분들이 삼겹살 드시고 싶을 때 마음껏 드셨으면 좋겠네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말에는 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불편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섬에는 가게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편한 점도 많습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많이 찾는 '아이스크림'도 이 섬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물건을 사려면 아침에 배를 타고 나가 육지에서 물건을 산 뒤 저녁에 다시 배를 타고 들어와야 하는데 하루 종일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게 보따리에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갑자기 무엇이 먹고 싶다든가 필요하다고 해서 육지처럼 곧바로 가게에 가서 사거나 배달시킬 수 없는 것이 섬 생활입니다.

이 때문에 각종 음식과 비상 약품 등 생필품을 대량으로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채소 등의 신선식품은 항상 부족한 것이 섬 생활의 숙명입니다.

특히 갑자기 누군가 아프거나 다쳤을 경우, 신속한 대응 자체가 어려운데 필요한 약품마저 없다면 그야말로 심각한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고파도에 착륙한 드론. 육지에서 출발해  9km를 날아 고파도에 도착했다.

고파도에 착륙한 드론. 육지에서 출발해 9km를 날아 고파도에 도착했다.


■ 방역물품을 싣고 바다 7km를 날아 고파도에 도착한 드론

8월 12일 오전, 드론 1대가 고파도 상공에 나타났습니다.

이 드론은 9km 떨어진 충남 서산시 지곡면에서 출발해 30여 분만에 고파도에 도착한 것입니다.

비행경로 가운데 7km는 가로림만 바다였습니다.

이 드론에는 방역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실려있습니다.

주민들은 이 물건을 가져온 뒤 아침에 이 섬에서 수확한 바지락 1kg을 드론에 실어 육지로 보냈습니다.

섬 주민들에게 이런 드론 배송은 혁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주민들이 물건을 사거나 주문한 택배를 받으려면 일단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간 뒤 다시 배를 타고 돌아와야 합니다.

이런 과정은 보통 낮시간 전부를 보내야 하는데 드론은 이런 과정을 1시간 이내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응급상황이 생겨 약품 등이 필요한 경우, 드론의 신속한 운송은 이 섬 주민들에게는 결정적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로림만 바다 상공을 날고 있는 드론. 이 드론은 수소연료전지로 움직인다.

가로림만 바다 상공을 날고 있는 드론. 이 드론은 수소연료전지로 움직인다.


■"아직은 드론 배송 어렵다. 지금은 준비하는 실증단계."

이번 드론 비행은, 국토부와 서산시의 드론 실증 비행의 일환이었습니다.

아직은 이런 드론 배송의 상용화는 어렵습니다.

우선 드론의 성능도 모자라고 효율성은 물론 인프라 등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고파도 물품 운송에 사용된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드론입니다.

수소를 사용해 전기를 만들고 이 전기로 드론을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무게 23kg의 이 수소연료전지 드론은 3kg의 화물을 싣고 최대 2시간, 25km가량을 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드론 배송을 상용화하기 위해선 더 많은 물건을 싣고 더 멀리, 더 싼 가격으로 운송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 고파도 운송에 투입된 드론은 가격이 6천만 원이 넘는 고가의 드론입니다.

여기에다 운용 인력의 인건비와 비행에 필요한 비용까지 고려하면 하루 운행에 100만 원이 넘는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불과 몇만 원 상당의 물품을 운송하는데 100만 원이 넘는 운송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입니다.

각종 인프라도 부족합니다.

드론의 비행은 생각보다 많은 제약을 받습니다.

하늘을 난다고 해서 아무 곳이나 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간에 높은 철탑이나 전선 같은 장애물도 피해야 하고 군사시설이나 발전소 같은 비행금지구역도 피해야 합니다.

또, 헬리콥터와 같이 낮게 나는 비행체들과의 충돌까지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비행고도에 대해 고려도 해야 합니다.

지리적, 제도적, 기술적 요소를 모두 포함한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행경로를 확보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드론 운송을 위한 비행경로 데이터베이스는 아직 구축돼 있지 않습니다.

또, 섬마다 드론을 운용을 할 수 있는 인력도 있어야 하고 착륙장도 필요합니다.

지금은 실증단계입니다.

국토부와 서산시는 오는 11월까지 가로림만 일원에서 섬 지역 드론 운송과 인명 구조를 위한 수색 등에 대한 실증사업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드론 관련 업체들과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제도적인 부분에 대한 점검이 진행되고 비행경로 데이터 수집과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진단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유진환 기자 (mir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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